9회차|부활절

돌이 옮겨진 아침
아침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찾아왔습니다.
무덤으로 향한 발걸음에는
기적을 기대하는 마음보다
남겨진 슬픔을 정리하려는 체념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돌은
이미 옮겨져 있었습니다.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마태복음 28:6)
부활은
준비된 믿음에게만 주어진 보상이 아니었습니다.
의심하던 사람에게,
두려워 숨어 있던 사람에게,
아직 이해하지 못한 마음에게
먼저 찾아온 은혜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충분히 믿을 때까지 기다리시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가장 늦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
이미 일하고 계셨습니다.
돌이 옮겨진 것은
무덤 앞만이 아니었습니다.
닫혀 있던 마음에도
조용히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부활은
죽음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절망 이후에도 다시 걷게 하는 힘입니다.
그래서 부활절은
모든 것이 해결된 날이 아니라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날입니다.
✔ 오늘의 고백
주님, 내가 포기했던 자리에서
이미 시작하신 당신의 생명을 믿습니다.
오늘, 다시 숨 쉬는 믿음으로
이 하루를 걷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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